무인 택시는 정말 사람보다 안전할까 — 자율주행의 지금

“자율주행은 언제 되나요?”라는 질문은 이제 조금 늦었습니다. 미국의 몇몇 도시에서는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택시가 이미 손님을 태우고 다닙니다. 그래서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정말 사람보다 안전한가, 그리고 왜 아직 모든 도시에서는 안 되나.

데이터는 뭐라고 말하나

가장 많은 주행 데이터를 공개한 곳은 구글 계열의 웨이모입니다. 2025년 12월 기준 무인 상태로 누적 1억 7천만 마일 이상을 주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주행차와 사람 운전자의 사고율 비교

같은 지역의 사람 운전자와 비교한 수치는 이렇습니다. 중상 이상의 사고는 92% 적었고, 에어백이 전개될 정도의 사고는 83%, 부상으로 이어진 사고는 82% 적었습니다. 보행자가 다친 사고는 92% 적었고요.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분석에서도 대인 배상 청구가 크게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숫자만 보면 꽤 인상적입니다. 다만 해석할 때 조심할 지점이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웨이모가 운행하는 특정 도시(피닉스·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오스틴 등)에서 나온 것이고, 그 지역들은 대체로 눈이 적고 도로가 정비돼 있습니다. 눈보라가 치는 산길이나 표지판이 낡은 골목에서도 같은 성적이 나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왜 어떤 도시에서만 될까요

자율주행이 어려운 이유는 ‘평균적인 상황’이 아니라 ‘드문 상황’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엣지 케이스라고 부릅니다.

공사장 인부의 수신호,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 갑자기 뛰어드는 아이, 신호등이 고장 난 교차로. 사람은 처음 보는 상황도 맥락으로 판단하지만, 학습 데이터에 없던 장면을 만난 시스템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율주행은 지도·날씨·도로 조건이 통제된 지역에서 먼저 시작해 조금씩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갑니다.

책임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무인차가 사고를 냈을 때 책임은 제조사인지, 소프트웨어 회사인지, 차량을 운영하는 서비스 회사인지. 기술보다 제도가 늦게 따라오는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공학 지망생에게 열리는 문

자율주행은 여러 전공이 겹쳐 있어서, 관심사에 따라 들어가는 문이 다릅니다.

컴퓨터·AI 쪽이라면 카메라·라이다 같은 센서 정보를 합쳐 주변을 인식하는 방식(센서 퓨전)이 정면 주제입니다. 전자·제어라면 인식 결과를 실제 조향과 제동으로 옮기는 제어 문제가 있고요. 기계 쪽이라면 차량 동역학이, 통계·수학에 강하다면 “얼마나 주행해야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검증 문제가 흥미로울 겁니다. 이건 생각보다 깊은 질문이라 좋은 탐구가 됩니다.

사회·법 쪽 관심이라면 사고 책임 배분과 보험 제도 설계가 있습니다. 윤리 토론을 좋아한다면 피할 수 없는 사고 상황에서 시스템이 어떤 선택을 하도록 설계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논쟁도 있고요.

뉴스를 읽는 눈

자율주행 기사에는 “완전 자율주행 임박” 같은 제목이 자주 붙습니다. 그럴 때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주행한 데이터인가.

이 세 가지를 따져 읽는 습관이 붙으면, 기술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에서 해석하는 사람으로 바뀝니다. 공학을 지망하는 학생에게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