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한 곳 평균 매출이 3억 7천만 원이래.”
창업을 생각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오가는 말입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내는 통계에 나오는 숫자예요. 소상공인 전체 평균이 1억 9천7백만 원이니 거의 두 배입니다.
그런데 이 평균은 누구를 세서 나온 값일까요. 여기에 생각보다 재미있는 답이 있습니다.
이 숫자는 어디서 나오나
프랜차이즈 통계의 원자료는 정보공개서입니다. 브랜드마다 가맹점 수, 업종별 평균 매출, 그해 문을 연 점포와 닫은 점포 수가 적혀 있고,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서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먼저 알아둘 게 있습니다. 이 문서는 가맹본부가 스스로 작성해 등록합니다. 정부가 조사한 값이 아니라 기업이 신고한 값을 정부가 모은 것에 가깝습니다. 허위로 적으면 제재를 받으니 믿을 만하지만, 만들어지는 경로를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은 다릅니다.
평균 27.7개, 그런데 넷 중 셋은

2025년 말 기준으로 가맹본부 9,960개, 브랜드 13,725개, 가맹점 379,739개입니다. 브랜드 하나에 가맹점이 평균 27.7개인 셈이죠.
그런데 규모별로 나눠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 구분 | 비중 |
|---|---|
| 대규모 (가맹점 100개 이상) | 3.6% |
| 중규모 (10~99개) | 21.9% |
| 소규모 (10개 미만) | 74.4% |
넷 중 셋은 가맹점이 10개도 안 됩니다. 큰 브랜드 몇 개가 평균 27.7개를 만들어낸 거예요.
이게 평균이라는 값의 성질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분포에서 평균은 대표값 노릇을 못 합니다. “브랜드당 평균 27.7개”라는 한 줄에는 대부분이 훨씬 작다는 사실이 담기지 않습니다.
3.7억에서 빠져 있는 13%

이제 매출 쪽입니다. 업종별로 보면 외식 3.51억, 서비스 1.96억, 도소매 5.69억이고 전체가 3.69억, 반올림해서 약 3.7억입니다.
업종별 숫자부터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도소매가 가장 높은 건 매출 규모가 큰 편의점이 이 칸에 많이 들어 있어서입니다. 물건값이 통째로 매출에 잡히는 업종과 서비스 요금만 잡히는 업종은 같은 줄에 놓기 어려워요. 매출이 크다고 남는 돈이 큰 것도 아니고요.
여기서 확인할 게 하나 있습니다. 운송 업종 가맹점 49,740개가 평균 매출 산정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제외한 이유 자체는 타당합니다. 차 한 대를 모는 개인사업자와 여러 대를 굴리는 법인이 한 칸에 섞여 있어 평균을 내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죠.
문제는 규모입니다. 49,740개는 전체 가맹점의 13.1%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본문이 아니라 표 아래 각주에 적혀 있습니다.
그러니 3.7억은 ‘모든 가맹점의 평균’이 아니라 ‘집계 가능한 가맹점의 평균’입니다. 두 문장은 다른 말이고, 정확한 것은 뒤쪽이에요.
숫자 자체가 틀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계산은 정확합니다. 다만 평균을 볼 때 봐야 할 것은 값이 아니라 분모라는 것. 누가 들어갔고 누가 빠졌는가.
개점률과 폐점률은 같이 봅니다
평균 매출 옆에 반드시 같이 봐야 할 칸이 개점률과 폐점률입니다. 정의도 공개돼 있어요.
개점률은 그해 새로 연 가맹점 수를 그해 말 가맹점 수로 나눈 값입니다. 폐점률도 분모가 같고요. 분모가 연초가 아니라 연말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점포가 크게 늘어난 브랜드는 분모가 커지므로 개점률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옵니다.
다른 자료의 개폐점률과 나란히 놓기 전에 같은 정의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폐점률이 낮다고 좋은 업종이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개점률이 함께 낮으면 아무도 새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일 수도 있거든요. 두 숫자는 늘 같이 봐야 합니다.
경제·경영 지망생에게 좋은 이유
이 소재가 특별한 건 학생이 원자료를 직접 받아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논문은 영어라 벽이 있고 기업 실적은 회계를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는 한국어에 표 형태고 회원가입 없이 열립니다. 관심 업종 하나를 골라 서너 개 브랜드를 나란히 놓으면 그 자체로 탐구가 됩니다.
해볼 만한 것들입니다.
- 폐점 수를 그해 말 가맹점 수로 나눠 폐점률을 직접 계산하고 업종 평균과 비교하기
- 같은 업종 브랜드 세 곳의 개점 수와 폐점 수 비율을 표로 만들기
- 그 문서에 없어서 아쉬운 항목을 세 가지 적어보기
마지막이 가장 값집니다. 자료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것보다 무엇이 없는지 아는 쪽이 훨씬 어렵고 훨씬 쓸모 있습니다.
브랜드 이름을 그대로 적으면 “어디가 낫다”는 평가처럼 읽힐 수 있으니 A업종 1·2·3사처럼 익명으로 바꿔 쓰세요. 주제를 좁히는 순서는 탐구주제 3단계에, 계산을 어디까지 할지는 수치 탐구 기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누가 냈나, 누구를 셌나
이 글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권하지도 말리지도 않습니다. 숫자를 읽는 법에 관한 이야기예요.
그리고 평균 매출 3.7억과 소상공인 평균 1.97억을 나란히 놓고 “두 배 낫다”고 말하는 것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매출끼리 비교한 것일 뿐 남는 돈을 비교한 게 아니고, 업종 구성도 다릅니다.
경제 기사에서 어떤 평균을 만나든 세 가지만 물어보세요. 누가 냈나. 누구를 셌나. 빠진 대상은 없나.
같은 질문이 봉지 크기 이야기에도, 물가 체감 차이에도 그대로 통합니다. 소재만 바뀌고 묻는 방식은 하나예요.
정보공개서는 지금도 열려 있습니다. 궁금한 브랜드 하나만 찾아봐도 이 글이 훨씬 또렷해질 겁니다.